자경단 김녹완 사건, 피해자 261명은 어떻게 늘었나? 무기징역 확정까지
WONIBRIEF · 딥다이브
자경단 사건의 확인된 피해자는 261명입니다. 김녹완은 텔레그램에서 자신을 '목사'라 불렀고, 신상과 성착취물을 이용해 피해자를 통제했습니다. 일부 피해자에게는 다른 사람 10명을 데려오면 풀어주겠다는 이른바 '졸업'을 제시했습니다. 2026년 9월 10일 무기징역이 확정된 이 사건을 범행의 확산 구조와 수사·재판의 순서로 정리했습니다.
자료 기준: 2026년 10월 3일. 통계의 조사·발표 기간은 본문에 별도로 표기했습니다.
261명과 453개 채널: 사건의 규모
N번방과 박사방이 세상에 드러난 뒤에도, 텔레그램 안에서는 또 다른 성착취 범죄망이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회사원으로 살며 자신을 ‘목사’라 부른 남자, 김녹완. 확인된 피해자 261명. 그가 참여한 채널과 대화방 453개. 그리고 김녹완에게는 무기징역이 확정됐습니다.
<table style="border-collapse:collapse;width:100%;margin:18px 0 26px;table-layout:fixed;font-size:15px;line-height:1.65;text-align:left"><tr><th style="border:1px solid #dce3e8;padding:10px 12px;vertical-align:top;word-break:keep-all;background:#594776;color:white;font-weight:700">확인된 항목</th><th style="border:1px solid #dce3e8;padding:10px 12px;vertical-align:top;word-break:keep-all;background:#594776;color:white;font-weight:700">이 사건에서의 의미</th></tr><tr><td style="border:1px solid #dce3e8;padding:10px 12px;vertical-align:top;word-break:keep-all;background:#f7f9fb;font-weight:700;width:38%">피해자 261명</td><td style="border:1px solid #dce3e8;padding:10px 12px;vertical-align:top;word-break:keep-all;background:white">보완수사까지 거쳐 확인된 피해 규모</td></tr><tr><td style="border:1px solid #dce3e8;padding:10px 12px;vertical-align:top;word-break:keep-all;background:#f7f9fb;font-weight:700;width:38%">453개 채널·대화방</td><td style="border:1px solid #dce3e8;padding:10px 12px;vertical-align:top;word-break:keep-all;background:white">김녹완이 참여한 텔레그램 공간</td></tr><tr><td style="border:1px solid #dce3e8;padding:10px 12px;vertical-align:top;word-break:keep-all;background:#f7f9fb;font-weight:700;width:38%">무기징역</td><td style="border:1px solid #dce3e8;padding:10px 12px;vertical-align:top;word-break:keep-all;background:white">2026년 9월 10일 대법원에서 확정된 형</td></tr></table>
2020년. 대한민국을 경악하게 만든 이른바 N번방 사건이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원조 N번방 운영자, ‘갓갓’ 문형욱. 확인된 피해자는 21명. 문형욱에게는 징역 34년이 확정됐습니다. 그리고 같은 텔레그램 성착취 범죄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사건이 조주빈의 박사방이었습니다. 피해자 73명. 조주빈에게는 박사방 사건으로 징역 42년이 확정됐습니다.
그런데 모두가 N번방과 박사방에 충격을 받고 있던 바로 그 무렵.
그 범행수법을 보고 있던 또 다른 사람이 있었습니다. 김녹완. 당시 33세의 회사원이었습니다. 현실에서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텔레그램에서는 자신을 ‘목사’라고 불렀습니다. 경찰 단계에서 확인된 것만 그가 참여한 채널과 대화방은 453개. 그중 직접 운영한 곳은 60개였습니다. 그리고 약 5년 뒤. 확인된 피해자는 261명. 박사방의 세 배를 넘었습니다.
성착취물 등은 2,375개가 제작되고 431개가 유포된 것으로 검찰 보완수사에서 확인됐습니다.
2026년 9월 10일. 대법원은 이른바 ‘자경단’ 총책 김녹완에게 무기징역을 확정했습니다. 그런데 자경단에는 더욱 기묘한 구조가 있었습니다. 피해자가 어느 순간 다른 피해자를 데려오는 사람이 된 겁니다. 김녹완은 피해자들에게 이런 출구를 제시했습니다. “다른 사람 10명을 데려오면 졸업시켜주겠다.”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사람을 통제했길래 피해자가 또 다른 피해자를 데려오게 됐을까요.
그리고 그 범죄는 어떻게 261명까지 커질 수 있었을까요.
직장인과 '목사'라는 두 얼굴
자경단 사건을 이해하려면 먼저 조직도가 아니라 그 안으로 들어간 사람들을 봐야 합니다. 가담자 모두가 처음부터 김녹완과 함께 범죄를 저지르려고 모인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그중에는 먼저 김녹완에게 협박을 당한 피해자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피해자가 자신이 빠져나가기 위해 다른 사람을 데려오면서, 어느 순간 다른 범죄에 가담하게 됩니다.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드는 행위에 참여하게 된 겁니다. 그렇다면 어떤 협박이었길래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처음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김녹완은 기소 당시 33세 회사원으로 공개됐습니다. 현실의 직장인과 텔레그램의 ‘목사’. 두 얼굴은 약 5년 동안 함께 존재했습니다. 경찰이 파악한 김녹완의 텔레그램 활동 범위는 채널과 대화방 453개. 이 가운데 60개는 김녹완이 직접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는 항소심 피고인신문에서 N번방 사건 보도를 보고 호기심으로 관련 방을 찾아보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목사’와 ‘전도사’라는 명칭은 드라마 ‘수리남’에서 따왔다고도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김녹완 자신의 법정 진술입니다. 객관적으로 확인된 것은 그가 피해자를 직접 포섭하거나 조직원이 데려온 피해자를 협박하고, 조직 전체의 지시와 피해자 통제를 자신에게 집중시켰다는 사실입니다. 김녹완은 조직원 뒤에 이름만 걸어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범행의 설계자이자 지시자였고, 일부 피해자에게는 직접 가해한 사람이었습니다. 그 구조의 첫 단계부터 보겠습니다.
도움이라는 말에서 신원 확인으로
여성 피해자에게 사용된 실제 접근 방식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개인 사진이나 만남 관련 정보가 노출될 위험이 있는 여성을 찾아, 신상정보가 퍼지고 있으니 관리자에게 도움을 받아보라며 접근했습니다. 피해자는 자신을 도와준다는 말을 믿고 연락처를 추가합니다. 그리고 바로 그 과정에서 전화번호가 넘어갑니다. 전화번호를 카카오톡 친구로 등록하면 프로필 사진이 나타납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까지 연결하면 학교와 직장, 친구와 가족 등 현실의 인간관계를 찾을 수 있습니다. 온라인의 익명 계정과 현실의 한 사람이 연결된 겁니다. 남성 피해자에게는 접근 방법이 달랐습니다. 불법 자료가 오가는 대화방에 입장하려면 경찰이 아니라는 것을 인증하라며 합성물과 지인의 인적사항 등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최종 목적은 같았습니다. 상대가 현실에서 누구인지 알아내는 것.
자료를 보낼수록 협박이 커진 구조
공식 수사자료는 김녹완이 피해자를 직접 포섭하거나, 전도사가 포섭한 사람을 직접 협박해 성착취물을 받은 사실을 적시합니다.
이때부터 도움은 협박으로 바뀝니다. 검찰 수사 결과 피해자에게 반성문과 신분증, 이후 나체사진과 나체영상 등을 요구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그리고 이미 받은 나체사진과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면서 다시 더 수위 높은 사진과 영상을 요구했습니다. 일부 피해자에게는 실제 성폭력까지 이어졌습니다. 한 번 요구를 들어주면 끝나는 구조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상대가 가진 협박거리가 하나 더 늘어나는 구조였습니다.
피해자는 자신의 신상이 가족이나 친구에게 알려질까 두려워했습니다. 이미 보낸 사진과 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될까 두려워했습니다. 김녹완 일당은 바로 그 두려움을 반복해서 이용했습니다. 사진을 보내면 지워주는 것이 아니라 그 사진으로 다음 사진을 요구했습니다. 영상을 보내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영상이 다음 협박의 수단이 됐습니다. 김녹완은 피해자의 성적 자료뿐 아니라 일상까지 통제하기 시작했습니다.
검찰 자료에는 특이한 표현이 등장합니다. ‘기상보고’.
휴대전화로 일상까지 통제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아침 인사를 시켰다는 게 아닙니다. 이미 피해자의 신상과 불법 촬영 자료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피해자의 하루 전체를 통제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검찰은 김녹완이 ‘기상보고’ 등으로 피해자의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했다고 밝혔습니다. 수사자료에는 지시를 따르지 않은 피해자에게 가학적인 행위를 강요한 사실도 적시됐습니다.
피해자는 물리적으로 감금돼 있지 않았습니다. 학교에 갈 수도 있습니다. 집에서 가족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휴대전화 속에는 자신을 통제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메시지가 오는 것이 두렵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메시지를 보내지 않는 것이 더 두려워집니다. 그리고 김녹완은 그런 피해자에게 출구처럼 보이는 조건을 하나 제시했습니다.
피해자를 새 피해자의 통로로 만든 '졸업'
피해자 10명을 데려오면 확보한 사진 등을 삭제하고 풀어주는 이른바 ‘졸업’을 시켜주겠다며 피해자를 새로운 포섭에 이용한 방식이 실제 수사에서 확인됐습니다. 여기서 범죄가 스스로 커질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한 사람을 협박합니다. 그 사람이 빠져나가려고 다른 사람을 데려옵니다. 새로운 피해자가 다시 협박을 당합니다. 그리고 그 피해자에게도 같은 출구가 제시됩니다.
공포가 사람을 모집하기 시작한 겁니다. 김녹완은 자신을 ‘목사’라고 불렀습니다. 그 아래에는 집사, 전도사, 예비전도사 등의 명칭이 사용됐습니다.
전도사는 피해자를 포섭하고 김녹완에게 연결했습니다. 협박과 불법 촬영물 제작, 이른바 박제채널 생성과 홍보 등 김녹완의 지시를 수행하기도 했습니다. 예비전도사는 피해자 포섭 방법을 교육받고 새로운 대상을 물색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일반적인 범죄조직과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일부 가담자는 자신도 먼저 협박을 받은 피해자였습니다.
이 대목은 피해자였던 사람이 가담자가 된 구조를 설명하는 것이며, 특정 여성 당사자의 인터뷰가 아닙니다. 그리고 이것이 나중에 법원의 ‘범죄집단’ 판단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자경단 범죄는 휴대전화 안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일부 미성년 피해자에게는 이른바 ‘노예 졸업’ 조건을 제시하며 오프라인 만남을 강요했습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김녹완은 자신이 섭외한 남성인 것처럼 ‘오프남’ 행세를 하며 피해자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검찰 공소사실에는 피해자 열 명에 대한 김녹완의 단독 범행이 적시됐습니다. 이 가운데 아홉 명은 아동·청소년, 한 명은 성인 여성이었습니다.
검찰은 관련 행위가 362회 촬영됐고 김녹완이 영상 758개를 소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숫자는 조직원 일반의 범행이 아니라 김녹완 본인이 직접 저지른 범행의 규모를 보여줍니다.
한 명의 고소장과 261명까지 늘어난 수사
약 5년간 이어지던 사건에 처음 큰 균열이 생긴 것은 2023년 12월. 서울 구로경찰서에 피해자 한 명이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261명이 아니었습니다. 한 명이었습니다. 경찰은 텔레그램을 상대로 압수영장을 집행하며 김녹완과 자경단 구성원의 신원을 추적했습니다. 검찰은 이 과정에 대해 텔레그램 측 최초 수사 협력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2025년 1월 15일.
<blockquote style="margin:26px 0;padding:18px 20px;border-left:5px solid #594776;background:#f5f1fa;color:#25333d;border-radius:0 10px 10px 0;text-align:left"><div style="font-size:13px;font-weight:800;color:#594776;margin-bottom:7px;letter-spacing:.02em">핵심 문장</div><p style="margin:0;font-size:18px;font-weight:750;line-height:1.65;word-break:keep-all">수사의 출발점은 261명의 동시 신고가 아니라 피해자 한 명의 고소장이었습니다.</p></blockquote>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김녹완을 체포했습니다. 당시까지 파악된 피해자는 234명이었고, 경찰 단계에서 확인된 미성년 피해자는 159명이었습니다. 법원은 김녹완이 낸 신상공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2025년 2월 8일, 이름과 나이, 얼굴이 공개됐습니다. 그런데 체포 뒤 피해자가 더 늘어났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자경단 특별수사팀을 꾸렸습니다. 현재 사건만 조사하지 않았습니다. 전국에 흩어져 있던 과거 자경단 관련 사건 기록까지 다시 모았습니다. 이미 재판이 끝난 사건도 다시 들여다봤습니다. 기존 사건에 등장했던 성명불상 공범과 김녹완의 연결을 추적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존 관련 사건의 피해자 17명과 새롭게 확인된 피해자 10명, 모두 27명의 피해가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234명으로 알려졌던 피해자는 결국 261명까지 늘어났습니다. 박사방 피해자 73명의 세 배가 넘는 숫자입니다. 체포가 피해의 끝은 아니었습니다.
김녹완과 가담자들은 피해자의 신상과 성착취물을 이른바 ‘박제채널’에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범인을 잡을 수는 있습니다. 휴대전화도 압수할 수 있습니다.
계정도 차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복제되고 유포된 자료는 피해자에게 계속 두려움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범죄집단 무죄와 다른 혐의의 유죄
여기서 재판의 가장 중요한 법적 쟁점이 등장합니다. 목사가 있습니다. 전도사가 있습니다. 역할 분담도 있습니다. 수년간 범죄가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재판부는 범죄집단 조직·가입·활동 부분에 대해 무죄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일부 가담자가 김녹완에게 협박이나 성착취 피해를 당한 뒤 범죄에 끌려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즉 모두가 처음부터 공동의 범죄 목적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모인 조직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웠다는 겁니다. 이것은 자경단의 다른 범죄까지 무죄라는 뜻이 절대 아닙니다. 김녹완에게 최종적으로 유죄가 인정된 죄명만 25개였습니다.
2025년 11월 24일. 1심 무기징역. 2026년 4월 29일. 항소심도 무기징역. 그리고 2026년 9월 10일. 대법원은 김녹완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무기징역 확정. 전자장치 부착 30년. 신상정보 공개와 고지 10년. 아동·청소년과 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10년. 모두 확정됐습니다.
피해자에게 필요한 다음 단계
이미 사진을 보냈어도. 상대가 내 이름과 가족을 알고 있어도. 이미 한 번 지시에 따랐어도. 그 다음 요구까지 따라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김녹완은 기소 당시 33세 회사원이었습니다. 그러나 텔레그램에서는 자신을 ‘목사’라고 부르며 수백 개의 채널과 대화방을 오갔습니다. 조직원 뒤에서 지시만 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피해자를 직접 포섭하고 협박했으며, ‘오프남’을 가장해 직접 성범죄를 저지르고 그 과정을 촬영한 혐의까지 유죄로 인정됐습니다.
N번방과 박사방 사건이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렸던 바로 그 무렵. 또 다른 범죄는 그 수법을 모방해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약 5년 뒤, 피해자는 261명까지 늘어났습니다. 자경단 사건에서 가장 무서웠던 것은 단순히 텔레그램이라는 기술이 아니었습니다. 사람이 자신의 피해를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 그 두려움을 이용해 한 피해자를 통제하고, 그 피해자에게 다음 피해자를 데려오게 만든 것.
그것이 261명의 피해자를 만든 자경단의 핵심 구조였습니다.
정리
협박받은 사람이 새 포섭에 가담한 사정은 피해와 가담의 층위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뜻입니다. 범죄집단 혐의에 관한 무죄 판단을 다른 범죄의 무죄로 읽어서도 안 됩니다. 자료 유포 협박을 받고 있다면 추가 요구에 응하기 전에 112와 디지털성범죄 피해 지원 창구에 연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료와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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